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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작과정 및 언론의 평가
2011년에 개봉한 <미드나잇 인 파리>는 우디 앨런이 감독을 맡았고 오언 윌슨이 주인공 길 펜더 역을 맡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이다. 감독은 자신의 근현대 서양예술문학에 대한 동경과 자신의 낭만파적인 연애관을 이 영화에 잘 녹여내었다. 그리고 파리의 예술적 감수성과 도시를 사랑했던 과거 예술가들에 대한 복합적인 오마주를 담아내었다. 우디 앨런은 각본을 썼을 당시 주인공을 동부 출신의 미국인으로 설정했으나 오언 윌슨이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후 그의 이미지에 맞게 서부의 영화인으로 변경하였다. 결과적으로 길 펜더는 그의 이전 영화 속의 캐릭터와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우디 앨런의 성향이 잘 반영된 캐릭터로 창조되었다. 이 작품은 유럽 자본의 투자로 제작되었고 2011년 칸국제영화제 개막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미국이 가진 유럽의 문화적 전통성에 대한 동경은 수많은 언론들이 이 작품에 호평을 쏟아내게 했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우디 앨런을 '시네마의 보물'이라고 극찬하며 이 작품에 호감을 드러냈고, 뉴욕타임스의 평론가 A.O. 스캇도 오언 윌슨의 연기, 다리우스 콘지의 촬영까지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우디 앨런의 작품 중에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올린 작품이 되었고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얻었다.
줄거리
할리우드의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인 길 펜더는 약혼녀 이네즈와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낭만의 도시 파리로 여행을 온다.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예술적 풍취에 매료된 길은 거리를 걸으며 분위기를 만끽한다. 하지만 약혼녀 이네즈는 쇼핑에 열을 올리며 그와는 다르게 파리를 즐긴다. 그렇게 한 도시에서 서로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길과 이네즈는 우연히 식당에서 그녀의 지인 폴과 그의 아내를 만나고, 그 뒤부터 그녀는 모든 일정을 폴부부와 함께하려 한다. 이네즈는 폴의 박학다식함에 빠져 번번이 길을 무시하고, 폴은 1920년대의 비 오는 파리에서 살고 싶다는 길의 소망을 비웃는다. 여행 내내 그들과 섞이지 못한 폴은 혼자 떨어져 나와 거리를 걷다 길을 잃게 된다. 그렇게 거리를 헤매다 길은 우연히 아주 오래된 자동차에 오르게 되고 거기서 젤다와 스콧 피츠 제럴드 부부를 만난다. 길은 그들을 따라 장 콕토를 위한 파티에 참여하게 되고 그곳에서 콜 포터가 노래를 부르고,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술을 마시는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된다. 소설가로서 전향을 꿈꾸던 길은 헤밍웨이와 자신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헤밍웨이는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그의 글을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또 한 번 길을 놀라게 한다. 다음날, 길은 간밤에 경험한 일을 이네즈에게 말하지만 그녀는 전혀 귀담아듣지 않는다. 길은 믿어주지 않는 이네즈에게 증명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밤에 똑같은 장소에서 기다린다. 하지만 기다리던 차는 오지 않고 그녀는 지쳐서 떠나버린다. 그러나 자정이 찾아오자 또다시 전날 밤의 자동차가 도착하고 길은 헤밍웨이를 따라 거트루드 스타인의 살롱에서 피카소와 그의 애인 아드리아나를 만난다. 그리고 길은 그녀의 외모에 반하고 대화를 통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길은 매일 낮에는 소설을 고치는데 집중하고 밤에는 1920년대의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루이스 브뉘엘, 만 레이 등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 그들의 문화적 예술적인 소양을 공유한다. 길의 글은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호평을 받고 자신감을 얻은 그는 점점 더 글쓰기에 몰입한다. 그러던 중 현재의 파리에서 거리를 걷던 길은 우연히 아드리아나의 책을 발견하고 그녀 또한 자신에게 호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길은 1920년대에서 아드리아나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둘은 거리에서 우연히 마차에 오른다. 마차는 아드리아나의 꿈의 시기인 1890년대 '벨 에포크'로 데려가고 그녀는 그곳에 남기로 결정한다. 길은 그녀의 결정을 존중하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채 현재로 돌아온다. 그는 헤밍웨이의 분석대로 약혼녀 이네즈가 폴과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녀와 헤어져 파리에 남는다. 그리고 길은 거리를 걷던 중 예전에 벼룩시장에서 레코드를 팔던 여성 가브리엘과 마주친다. 가브리엘은 길과 콜 포터의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함께 파리의 거리를 걸어가기 시작한다.
작품 속 문화계 인사들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문인과 화가 그리고 영화감독과 음악가까지 전방위적인 예술가들을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주인공 길 펜더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주로 그들의 예술적 업적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캐츠비>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이다. 그는 1927년부터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약했지만 영화적 커리어는 문학적 커리어보다 성공적이지 못했다. 두 번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의 유명한 작품들을 집필하였다. 또한 그는 1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하여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쓰기도 했다. 헤밍웨이는 단순하고 강인한 문체로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품들을 많이 남겼는데 영화에서도 호전적이고 도전적인 그의 성품이 잘 나타난다. 마지막 거트루드 스타인은 미국의 작가이자 시인이다. 1903년부터 파리에 거주하였고 그녀의 살롱에는 많은 작가와 화가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었다. '자동기술법'이라는 문체로 유명했으며 1차 세계대전 이후 삶에 환멸을 느낀 예술파 청년들에게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 이름을 붙였던 장본인이다. 영화에서는 모든 예술가들의 무한 신뢰를 받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고 길 펜더가 자신의 소설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데 결정적인 조언을 하는 인물이다.